23일차, 모리나세까에서 비야쁘랑까 가는 길 31.9km(2) 







10월에 접어들면서 포도 수확철에 들어간 것 같다. 포도주용이기때문인지 바로 화물칸 가득 실린 것을 볼 수 있다. 



스페인 소세지 초리소가 들어있는 작은 빵... 너무 맛있어서 한 컷!


까미노에선 수많은 외국인들을 만나게 된다. 영어가 짧아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고 주로 간단한 인사를 주고받을 뿐이다. 영어를 잘한다면 많은 외국인 친구를 사귈텐데 하는 아쉬움을 가질수밖에 없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그 관계가 얼마나 깊어질 수 있을까 싶다. 늘 얕은 수준의 정보를 교환하는 정도가 아닐지. 이름이 뭔지, 국적이 뭔지, 직업이 뭔지, 왜 이 길을 걷고 있는지와 관심사 정도. 외국인이라 신기해하며 호기심에 접근하지만 정말 유창하지 않은 다음에야 거기서 거기가 아닐까. 사실 사용하는 말이 같아 전혀 못 알아들을 것이 없는 한국사람끼리 만나도 대화에는 한계가 있지 않나. 소리를 듣는 것과 정말 알아듣는 것에는 차이가 있으니까. 그래서 까미노에서 오히려 고독한 여정을 보내는 것이 유익한 것 같다. 얕은 호기심을 채우기위해 주변을 두리번 거리는데 힘을 쏟지 말고 조용히 자신의 한 발 한 발에 집중해 보는 것이다. 자기 안으로 향하는 여정 말이다.
2013.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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