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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의 에니어그램 지도자 과정이 시작됐다.
4월부터 시작해 7월 중순부터 8월까지만 빼고 10월까지 장장 6개월 간
매 주 화요일 오후 시간을 온전히 투자해야 한다.

오늘은 그 첫 번째 모임!
원래는 20명까지 신청 마감인데 신청자가 많아 다 거절하지 못해 28명이나 함께 하게 되었다.
대략적인 진행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이 있고 난 후 한 명씩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두 번째로 소개하게 되었는데, 첫 번째 분이 좀 길게 하셔서 짧게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나갔다.
그런데 나도 내가 생각한 것만큼은 짧게 하지 않은 것 같다.
그리고 들어와서 계속 되는 자기소개 시간을 가졌는데,
아니 참석자들의 이야기가 왜 그렇게 긴지.
간단하게 이야기하고 들어가면 될 텐데 
소개 항목에도 없는 이야기들을 꺼내서는 장황하게 말하는 것이다.
한 참석자는 어찌나 우울하게 말하던지 불쾌감이 몰려와서 참느라고 혼났다.
그렇게 하다 보니 원래 5시에 끝나야 하는 데 거의 6시가 다 되어서 끝이 났다.
첫 날이고, 서로를 알아야 하는 것도 좋지만 좀 감당이 안 되는 시간이었다.

평소 나는 주로 말을 하는 입장에 선다.
그런다보니 '하실 말씀 있으신가요?'하고
아무 대꾸가 없으면 '없으시면 마치겠습니다.'하고 넘어가 버릴 때가 많다.
그런데 앞의 것과 유사한 경험들을 하면서 깨닫는 것은 모든 사람들은 '할 말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분위기를 봐서 꺼내 놓지 않을 뿐이다.
그러니 나만 잘났다고 내 말만 늘어놓고서는 만족해하며 잘 전달되었겠다고 생각하거나,
'내가 너무 좋은 말을 해서 다른 할 말이 없을 것이다.' 라고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태도인지 깨닫게 된다.

지혜로운 태도는 어떻게든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려고 들기 보다는
가능한 더 많은 사람들의 말을 듣는 것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말을 충분히 들어 줄 수 있는 마음 자세를 갈고 닦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왜냐면 그들은 나를 향해서도 하고 싶은 말이 많을 테니 말이다.
눈빛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요.'라고 소리 지르면서
입으로는 '할 말 없어요.'라고 말하는 것이 얼마나 답답한 노릇일까.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 그것은 어떤 이론이나 검사 도구를 하나 더 익힘으로부터 온다기보다는
진심으로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음에서부터 오는 것이라 생각된다.
사람을 만나기 전에는 MBTI, 에니어그램이 중요하지만 한 사람이 내 앞에 있을 때는
그 사람의 눈빛과 몸짓과 그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말이 더 중요한 이해의 도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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