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는 부모의 거울이다.

요즘 아이들은 자기만 알고, 다른 사람을 배려 할 줄 모르는 것이 특징이다.
거기에 더해 자기의 감정을 잘 조절하지 못한다.
참지 못하고, 스스로 분을 삭이지 못하며 어린이답지 않은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80년대의 학교에서도 간혹 그런 아이들이 있기는 했지만 지금처럼 심하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옛날이 좋았다는 그런 식의 얘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요즘 아이들은 나름대로 충분한 장점들을 가지고 있다.
자유롭고, 창의적이고, 의사표현이 분명하고, 아는 것도 많다.
이와 같은 장점들을 충분히 살리면서 자신 아닌 다른 사람들과 건강하게 공존하도록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아이들 이야기를 할 때면 의례히 떠오르는 구절이 있다.
'자녀는 부모의 거울이다.'
아이들이 보이는 태도나, 말버릇(잘 사용하는 단어)은 부모를 반영한다는 얘기다.
그러니 아이들이 자기만 알고 다른 사람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 부모를 고스란히 닮은 것이란 말이다.
더불어 아이들이 갈등상황을 풀어 가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 것 역시 그런 연유에서 오는 것이라 볼 수 있겠다.

그럼 부모의 어떤 면이 아이들에게 영향을 준 것일까?
그것을 원인을 생각하려면 일단 핵가족화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어린이들의 부모가 된 이들은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넘어오는 경계에 살았던 사람들이고,
지금은 거의 다 핵가족으로 살고 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자신의 가족 외에 다른 친지들(대가족에서는 한 지붕 아래서 살았을)과의
유대관계가 모두 해체되어 버렸다.
그러다 보니 우리 아이들의 엄마들은 친지들을 남 보듯 하게 되었고,
때로는 작은 갈등의 소지들을 크게 키워서 의절하는 경우도 생겨났다.
가장 잦은 일은 시부모와의 심각한 갈등의 골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갈등을 해소하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는 것이다.
그냥 그렇게 지내는 것이(보지 않으니까) 더 편하다고 여기는 듯하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재대로 연결된 관계가 없는 집들이 많다.
지금 어린이들의 부모들은 위기나, 갈등을 해결하는 능력을 상실했다.

아이들이 이런 부모 아래서 자라다 보니 갈등을 풀어 가는 능력이 거의 바닥일 수밖에 없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교사인 부모로부터 보고 배운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들 간에 싸움이 생기게 되면 옛말처럼 신속하게
아이 싸움이 어른 싸움 되는데, 여기까지는 예전에도 보아왔던 것이라면
상황 파악을 뒤로 하고 오로지 자기 아이만 두둔하고,
부모들의 싸움은 훨씬 장기화 시키는 것이 과거와는 다른 점이다.
어느 쪽도 양보하려는 노력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갈등을 풀어가는 능력을 배양하지 못한 부모들에게 너무도 당연한 결과라 하겠지만
정말 이 것을 지켜봐야 할 때는 답답하다 못해 (좀 과장해) 미칠 지경이었다.

그러면서도 부모들은 아이가 멋진 사람으로 성공하기를 바란다.
자신들이 보여 주지도 않는 모습을 아이들이 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이
마중물도 넣지 않고 쇳소리 나는 마른 펌프질을 해대는 격이라 할 수 있다.
부모 자신의 절제 없이 아이들의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
할 수만 있다면 부모들은 자신의 성품, 습관에 집중해야 하는 데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아이들의 어떠함에 집중해 시간 보내지 말고 자기를 들여다 볼 시간을 갖는 것이 더 필요하다.

한국 사회가 너무 급하게 달려온 탓에 잃어버린 것이 많은데,
그 중에서 가장 심각하고, 위태로운 지경에 이른 것이 가정인 것 같다.
지금의 부모들이 부모역할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자신들도 역시 역할 모델을 잃어 버렸다.
그들만 나무랄 수 없는 상황인 것 같다. 하지만 심각하고 중대한 문제라서...
정말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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