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슬픈 일이 있었다.
어린이부 2학년 꼬마가 차 사고로 하나님 품으로 간 것이다.
후진하던 차량의 운전자의 부주의로 난 사고였다.

아홉살 꽃다운 나이에 우리의 곁을 떠난 아이...
매 주일 내가 만나는 아이들은 160명이 넘는다.
얼굴도 알고 이름도 알고 부모나 형편에 대해서 아는 아이들이 있지만,
그런 아이들은 소수이다.
겨우 이름을 90% 정도 알고 있을 뿐,
그 아이들에 대해 자세한 사항을 알진 못한다.

그 아이들 중에서도 이 친구는 그래도 이름도 알고,
성격이나 모습에 대해서 몇 마디 할 수 있는 아이였다.
이유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나오지만
형과 함께 워낙 개구장이여서 누구보다 빨리 파악이 된 친구였다.
또 담당 선생님이 매 주일 아침 전화를 해야 나온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런 아이의 슬픈 소식은 여러가지로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매 주일 만나는 아이들이 어느 순간 어떤 일을 당할 지 알 수 없다는 것,
혹 아이들이 예배당에 왔다 가는 시간을 소중하게 만들어 주지 못한 것은 아닌지,
아이들에게 주님 안에서의 삶을 얼만큼 알려주었는지, 또 그렇게 살도록 했는지,
내가 나의 역할을 똑바로 하고 있는 것인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돌아오는 주일부터 더 강하게 아이들에게 요청, 요구, 설득, 강조 해야 하나 라고...

그러나 무엇보다도 더 강렬하게 든 생각은
아홉살이란 나이에 하나님 품으로 간 것에 대한 생각이다.
이제 서른 일곱 해를 시작한 내 나이의 숫자의 의미가 크게 다가왔다.
마감되지 않고 해마다 더해지는 숫자들, 그것을 더해주시는 분의 뜻은 무엇일까.
결국 그 모든 의문의 짐은 남은 자들의 몫으로 남는 것이리라.
그 친구의 가족, 친구들, 그리고 나에게까지.

내일 설교 주제가 '찬양의 예배'이다.
그래서 더더욱 그 아이가 생각난다.
인생들의 삶의 목적은 무엇인가?
나이의 숫자를 더할 수록 더 영악해질 뿐 순수함을 찾아 볼 수 없어 지지만,
그럴 수록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순수한 찬양을 더 받으시길 원하시지 않을까.
내가 그토록 꿈꾸며 이루려고 하는 것들이 한 순간에 사라지는 것인지도,
오로지 하나님을 향한 나의 마음이 남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이의 아버지가 사고를 낸 차량이 속한 고물상을 없애자는 서명운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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