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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이래로 여름 뿌리기사역, 겨울 물주기사역, 성경통독에 참여해 오고 있다.
무엇보다 '사역정신'을 배웠는데, 교회에서나 삶 속에서 많은 영향을 끼쳐왔다.
조병호 목사님께, 그리고 동역자들에게 감사한 마음 가득하다.

여름 뿌리기 사역














겨울 물주기 사역




문화마당 다서연(요즘은 다해사랑콘서트)

성경통독에서 스텝으로 섬기며...훈희와

고락을 같이 했던 간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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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ls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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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작년에 쉬었던 물주기 사역을 다시 하게 되었다.
지난달에 서울에 두어 차례 갈 일이 있었기에 이번에는 가지 않으려고 하다가
운전자가 필요하다는 친구의 간곡한 부탁이 있어서 자의 1/3, 타의 2/3로 사역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것도 선발대부터 말이다(나중에는 후발대까지 하게 됨).

물주기 사역은 일단 뿌리기 사역이 있은 후 겨울에 진행하는 사역이다.
뿌리기 사역은 8월 둘째 주 한 주간 농촌(교회가 없거나, 있어도 상대적으로 약한 곳)에 내려가서
어르신들을 만나서 예절로 다가가 마음의 문을 열고 열려진 마음에 복음을 심고,
어린이들에게도 역시 사랑으로 다가가서 예수님을 소개하는 소위 농촌 전도 프로그램이다.
그 후 그 때 만났던 아이들과 편지를 6개월 정도 주고받은 후 이듬해 2월에 그 아이들을 서울로 초청해
3박4일 동안 선생님과 일대일로 함께 지내며 서울 구경(남산, 국회, 방송국 등)을 하면서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는 것이다(참고 www.hanshi.or.kr).
나는 95년부터 이 사역에 함께 하고 있다.

오랜만에 선발대로 가게 되어서 좀 얼떨떨해서 운전이나 잘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갔다.
하지만 열두 명 정도가 내려왔는데 상황 상 세 조로 나누어 넓은 지역에서 아이들을 찾아 모아야 했기에
직접 어른들을 만나고 아이들을 만나서 설득하고 이튿날에는 데리고 오는 일을 해야 했다.

서울로 출발하는 날 오전에 전날 오후에 갔었던 집에 아이들을 데리러 갔다.
할머니가 세 명의 손녀를 키우고 있는 집이었다.
여덟 살, 일곱 살, 여섯 살 먹은 여자 아이들이 마당에서 놀고 있었다.
할머니는 잠깐 밖에 나가셨는지 아이들만 있었다.
전날 할머니는 반신반의하면서 보내야 하는지 반복해서 반문하셨고 거의 우격다짐으로 보내시는 줄 알고 내일 오겠다고 약속을 받아 놓은 상태였다.
아이들은 전혀 갈 준비를 하고 있지 않았고 마당에 만들어진 비닐하우스 안에서 소꿉놀이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일곱 살 먹은 둘째는 마당 한 켠에서 막 볼일을 마치고 바지를 올리고 있었다.
그리고는 삽을 가지고 오더니 어설프게 치우는 것이 아닌가.
순간 어떻게 아이가 저런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내고 있을까 싶었다.
다른 아이들 같으면 엄마가 깨끗한 화장실이나 변기통을 사용하도록 하고,
배변 후에는 티슈로 닦아 주고 변 처리는 부모들이 할 텐데
이 아이는 스스로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있으니.
글로 쓰려니 그 상황이 잘 그려지지 않지만
아무튼 충격적인 모습에 놀랐고,
사실은 내가 불쾌감을 느끼고 있다는 데서 더 놀랐다.
배변 후 제대로 처리도 하지 않고 바지를 치켜 올리는 모습에서였는지,
아니면 삽에 뭉개지는 똥을 보고서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이 아이들을 데리고 가야 하나’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고,
반대로 ‘그러니까 이 아이를 꼭 데리고 가야겠다’는 생각도 강하게 들었다.
뒤늦게 들어오신 할머니는 안보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찾아 왔느냐 시면서도
아이들을 보느라 지치셔서 좀 떨어져 있고 싶다는 소망의 눈빛으로
못이기는 척 아이들의 옷을 갈아입히시고는 흔쾌히 보내 주셨다.
항상 그렇지만 부모들이 걱정하는 것처럼 아이들이 오줌을 싼다든지 집에 가고 싶다고 떼를 쓰는 일은 없었다.
왜냐면 선생님들이 3박4일의 기간만큼은 부모보다는 못하더라도 정말 헌신적으로 잘 해 주기 때문이다.
이 아이들도 시골에서의 모습이 어떠했느냐 와는 전혀 상관없이
짝꿍 선생님과 정말 기막힌 3박4일의 기간을 보냈다.
아마 지금쯤 꿈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3박4일의 일정을 꼬박 좇아 다니는 것이 정말 쉽지 않은 일이지만
아마도 함께한 그 아이들에겐 평생 잊을 수 없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사역자들이야 시간이 지나면 잊어 가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나에겐 아직 그 마당에서 일곱 살 먹은 아이의 행동이 지워지지 않는다.
그렇게 부모에게서 떨어져서 어른들의 무관심 속에서 자라는 많은 아이들이 있다는 것.
그리고 매주일 내가 만나고 있는 나의 아이들...

20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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