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초순 교회 어린이들 6명과 상주로 향했다.
일명 '농촌체험'을 하겠다는 것이었고, 그 내용은 포도따기였다.
학교 다니는 것에 더해 학원에 가야해서 바쁜 친구들을 불러 모아 금요일 오후 늦게 출발했다.
당연히 상주에 있는 집에 도착하니 9시가 훌쩍 넘었다.
서울 아이들에게 농촌의 볼품없는 집이 어떤 인상으로 비춰질까 약간은 긴장도 되고,
막상 잠자리 들기 전 한두시간 뭘 해야 하나 걱정도 되었는데,
들어서자 마자 아이들의 모든 관심을 송두리채 집중하게 한 작은 생명이 있었다.
검은 색의 주먹만한 강아지!
강아지 한 마리로 이틀은 충분했다.

이튿날 아침 식사 후에 백화산(933m) 계곡 물에 발 담그고
곧바로 향유네 포도원에 가서 포도를 땄다.
실은 좀 많이 따주고 싶었는데 이 놈들, 어찌나 말이 많던지
향유아빠가 네 줄 정도 마칠 즈음, 그 정도면 됐단다.
길진 않지만 우리를 위해 남겨둔 대여섯 줄이 더 있었는데...

암튼 예기치 않은 어린이들과 함께한 경험,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아들 덕에 꼬마 손님 치르느라 분주하셨던 부모님께도 감사하고,
기꺼이 시간 내서 아이들과 함께해 준 향유아빠도 고맙다.

 









'깨어살리 > 人&事'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무현 전 대통령 1주기 추모문화제  (0) 2010.05.26
명박산성 앞에서...  (3) 2008.06.16
우리형  (0) 2006.11.09
한시미션 사역 사진들  (0) 2006.11.09
블로그 이미지

dolsor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