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움'에 해당되는 글 1건

처음에 강아지 한 마리로 시작해 이제 우리 집에는 개 세 마리, 닭 여섯 마리, 오리 두 마리에
몇일 전에 고양이 한 마리까지 더해 졌다.
아침저녁으로 이놈들 먹이 주는 일도 중요한 일과다.
고양이와 강아지 한 마리만 풀어 놓고 기르고,
나머지는 묶어 놓거나 가둬서 기른다.
그러다 보니 농부의 손길이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
먹을 것을 주는 것뿐만 아니라 똥을 치우는 일도 필수적인 일들이다.
그런데 이놈들은 똥을 누고 밟는 것에 전혀 거리낌이 없다.
심지어는 먹기까지 한다.
사람이 보기에 똥은 그 성분을 떠나서 더러운 것이다.
더러운 것이기에 깨끗하게 치워버려야 한다.

깨끗하게!

‘깨끗하다, 더럽다’를 말하는 것은 사람뿐이 아닐까.
짐승들은 전혀 그런 부분을 개의치 않는다.
몸에 묻어도 그것을 불쾌하게 여기지 않는다.
어쩌면 그것이 더 자연스러운 것 같다.

아무튼 사람도 적당히 더러운 것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
물론 일부러 더럽게 살 필요는 없지만,
깨끗하기 위해 너무 애쓸 필요도 없는 것 같다.

우리의 삶이 조금은 더 단순해 질 수 있을 것이고,
삶을 유지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도 많이 줄어들 것이다.
우리가 깨끗해질 때 어딘가는 더러워지고 있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사실 우리가 더럽다고 말하는 것들이 정말 더러운 것인지도 생각해 봐야 하지만,
소위 더럽다고 말하는 것들을 보는 것, 만지는 것, 걸치는 것, 먹는 것을 조금씩 늘려가자.

2005. 6. 27.

'깨어살리 > 돌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똥묻은 이야기  (0) 2006.10.16
먹는가, 집어 넣는가?  (0) 2006.10.16
자유시간  (0) 2006.10.16
비 오는 날  (0) 2006.10.16
노가다2  (0) 2006.10.16
블로그 이미지

dolsor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