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1. ABC트레킹 다섯째날

히말라야(2,920)-데우랄리(3,200)-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MBC 3,700)


고도가 높고, 해가 들지 않는 길이어서인지 오전의 길은 한기가 느껴졌지만,

계속 걸으니 어제 느꼈던 두려움은 말끔히 사라졌다.

추위에 움쿠렸던 몸도 마음도 걸음을 더할 수록 풀렸다.

감기기운은 여전했지만, 약 덕분인지 많이 회복되어

라릿을 좇아가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더 일찍 출발했던 어제 만난 그 길벗 일행을 앞지르기도 했다.

 

한참을 걷고, 데우랄리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둘째날부터 계속 점심 시간이 늦어지는 것 같다.

롯지가 나에게 맞추어 있는 것이 아니니 내가 맞출 수밖에 없는 일이다.

여전히 입에 맞는 메뉴가 없어서 결국 야채라면을 주문했다.

이틀 연속 점심으로 라면을 먹으니 약간 물리려고 한다.

신라면이긴 하지만 온전히 한국의 그것과 약간 맛이 달라서 더 그런 것 같았다.

아무튼 그나마 먹을 수 있는 것이 있으니 다행한 일이었다.
참, 어제 라릿이 데우랄리까지 가면 안 되겠냐고 했는 지 이유를 알았다.

이 롯지는 라릿 아내의 사촌이 운영하는 곳이라는.

 

그렇게 요기를 하고 다시 오르막을 오르고 내린 후...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하지만,

안나푸르나 가는 길은 오르막길 끝에 평지길이 온다고 해야 할까.

더구나 이렇듯 길과 강과 산이, 그리고 나무와 돌과 마른 풀들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 길이라면 더 말해 무엇할까.

여전히 힘겹게 걷고 있지만 입에서는 노래가 흘러나온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하기를 정말 잘 했다.

스스로를 칭찬하고 격려했다. 조금만 더 힘을 내자고.

숨바꼭질을 하듯 보일듯 말듯 숨어 있는 마차푸차레가 더 가까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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