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0-21. ABC트레킹 넷째날-다섯째날

히말라야(2,920)


세시 조금 넘어 히말라야 호텔에 도착했다.

같은 방향으로 걷고 있는 한국인 청년 두 명을 만났는데,

이들이 멈추지 않고 데우랄리를 목적지로 떠나는 뒷모습을 보고나니

나도 더 가야 할까 살짝 고민이 되기도 했다.

라릿도 시간여유가 있으니 데우랄리까지 가자고 했다.

하지만 오늘 충분한 거리를 걸어왔기 때문에 무리해서 더 걸을 이유가 없었다.

이미 나에겐 얼마나 더 많이 걸어 시간을 단축 하느냐는 의미가 없었다.

멈추지 않고 계속 걷고 있다는 것 이상의 목적은 없었으니까. 


히말라야 호텔, 이제 드디어 3천미터 높이에 근접한 곳에 이르렀다.

기우인 것을 알게 되긴 했지만, 알 수 없는 두려움이 찾아드는 장소였다.

마치 절벽 위에 홀로 선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포카라에서 구입해 온 고산병 약을 먹어야 할 때가 된 것이고, 샤워 하는 것도 삼가야 하니.

뭔가 넘어야 할 중대한 관문 앞에 선듯했다.

몸을 휘감는 한기에 잦아들지 않는 강물 소리를 따라 몸도 덩달아 떨렸다.

 

사람이 많으니 주문을 미리 넣어둬야 한다고 라릿이 숙소로 메뉴판을 들고 왔다.

저녁 시간이 되어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궁금해 하며 식당으로 갔더니

트레커들과 현지인 포터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트케킹을 시작한 후 처음 보는 대단한(?) 광경이었다.

자리가 없어서 현지인들 사이에 끼어서 먹는둥 마는둥 식사를 마칠 즈음

한쪽에 한국사람 세 명이 눈에 들어왔고, 반가운 마음에 합석했다.

그 중 한 중년의 남성이 몸이 안 좋아서 잘 걷지도 먹지도 못하고 있다는 것.

동병상련의 마음을 나누며 가까워졌고, 이후 여정의 좋은 길벗이 되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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