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8.~19. ABC트레킹 둘째~셋째날

킴롱콜라(1,715)


대부분의 롯지들이 길에 인접해 있다.

킴롱콜라에도 두 롯지가 길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

나는 아래쪽에 있는 롯지에 묵었다. 

나야풀에서 간드룩, 간드룩에서 킴롱콜라까지 오면서 

세 자매 외에 트레커를 거의 보지 못한 것으로 대변되듯 

이 작은 롯지에 묶는 이는 나 뿐이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간드룩 코스보다는 란드룩 쪽 코스를 선호해서 그랬던 것 같다.

두 길이 합류하는 촘롱부터는 심심치 않게 트레커들을 볼 수 있었으니까.


그러니 킴롱콜라의 오후, 그리고 저녁은 쓸쓸함 그 자체였다.

몸도 마음도 약해졌는데, 홀로 보내는 공간은 적막감에 더 춥게 느껴졌다.

온수가 나오지 않아 빨래도 못하고, 대충 행궈서 널어놓고,

저녁 시간 전에 불편한 잠을 청했다. 

두어 시간 후 움추린 몸으로 겨우 나가서는 몇 가지 음식을 시켰는데, 

제대로 먹지 못하고 디저트로 시킨 쌀푸딩을 단맛으로 겨우 먹었다.

음식을 거의 먹지 못하는 것을 보고 젊은 주인이 걱정어린 표정을 짓는다.

그리곤 따듯하게 푹 자면 괜찮아질 거라고 한 마디 건낸다.

숙소는 따듯할 수 있는 그 어떤 것도 없고, 난로라도 하나 넣어주는 것도 아니면서

따듯하게 자라고 하는 말은 비현실적으로 들렸다.

하지만 괜찮아질 거라는 말, 힘이되고 위로가 되는 말이었는 지 모른다.

말뿐이긴 했지만, 얼마나 고마웠는 지.

어쩌면 그 말 때문에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품게 되었는 지도 모르겠다.

 

 

촘롱으로 향하는 길에 내려다 본 킴롱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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