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차, 부르고스에서 온따나스 가는 길 29.6km(1) 


해도 뜨기 전에 부르고스 숙소를 나선 순례자들



드디어 메세따(고위평탄면) 지형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드디어 메세따 지대에 올라섰다. 양과 목자와 한 그루의 나무...


아가씨들인줄 알았는데...


까미노를 걷는 것도 여행의 하나라면 참 고된 여행이다. 걷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매일 머무는 곳이 바뀌니 매번 새로운 숙소를 찾아 묶어야 하는 것이 참 고역이다. 숙소에 도착해 짐을 풀고 아침이면 짐을 꾸려 짊어지고 어둠 속으로 길을 나선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런 생활도 열흘이 넘고 또 며칠이 지나면서 익숙해지고 있는 거다. 
아침에 눈을 뜨면 거의 자동적으로 침대 난간에 널어둔 옷가지와 취침을 위한 소품들을 챙겨 배낭을 꾸려놓고, 화장실을 다녀와서는 발에 바세린을 바르고 양말을 신는다. 이어서 로비나 식당에서 서거나 앉아 전날 준비해둔 먹거리로 간단히 요기를 한다. 그리곤 캡라이트를 모자에 끼우고 배낭을 짊어지고 스틱을 들고 밖으로 나간다. 밝은 날에도 가끔은 헷갈리는 길을 어둠 속에서도 성큼성큼 발걸음을 재촉한다. 
익숙해진다는 것은 무디어지는 것일 수도 있지만, 까미노에서는 거의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 가운데 새로운 곳으로 이동하는 긴장이라는 안정장치가 있어 그 익숙함에 빠져버리진 않는다.
2013.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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