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자와 한국사회'라는 수업을 듣고 있다.
수업 방식은 수업에 들어오기 전에 읽을거리들을 읽고 질문 서너개를 교수님께 보낸다.
교수님을 그 질문들을 선별 분류해서 A4 한 장으로 만들어 오시고,
대부분의 시간을 그 질문들을 서로 나누며 토론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물로 배가 산으로 가지 않도록 교수님께서 교통 정리도 하시고, 중요한 것은 설명도 해 주신다.

문제는 내가 이런 수업에 익숙하지 않고,
인원도 적을 뿐더러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전달하는 것도 훈련이 되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 생각이 뭔지도 모를 때가 많은 것이 더 문제다.
이제까지 늘 많은 학생들과 배우면서 간헐적인 질문에 답변하는 정도 였으니 말이다.
그래서 지난 주와 오늘도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보려고 했으나 핀트가 어긋난 몇 마디만 했을 뿐이다.

그런데 오늘 수업 중에 알게 된 것은
내가 내 생각과 내가 하려고 하는 이야기에 잡혀 있으면 다른 사람의 말이 들리지 않는다는 거다.
사실 이 말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얘기다.
내가 이래뵈도 인증받은 코치인데, 그정도 대화의 상식을 모를까?
하지만 실전에서는 망각하고 있었다.
저 사람이 얘기가 끝나면 이 얘기를 해야지 하고 신경쓰고 있을 때 난 다른 세상에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정신을 차렸다.
다음 수업부터는 내가 무슨 얘기를 해야지 하는 생각에 몰입되어 있지 말고
다른 사람이 지금 무슨 말을 하는 지, 그 논점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데 더 집중해야 겠다.
그래서 그 사람의 말을 정리해 줄 수 있을 정도로, 일명 '경청'을 잘 하겠다는 거다.
내 것을 끄집어 내겠다는 집착에서 자유로와 져서 다른 사람들에게서 배우겠다는 자세를 갖겠다는 얘기다.

그러니 내가 정신이 들었다고 얘기하지 않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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