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40년은 시작되지 않았다.
하나님께서 모세를 설득하시는, 그
에게 40년(물론 그 때는 40년이 될 줄은 몰랐지만)을 맡기시려고 하시는 긴박한 장면이 이어지고 있다.

성경의 몇 구절을 뽑고, 또 앞뒤의 이야기를 엮어서 생각을 정리하면서
불현듯 '무슨 의미가 있나?'하는 생각이 든다.
그냥 성경을 읽으면서 느끼면 되는 것을 어줍잖게 내 생각으로 정리는 하려 하는 것이 말이다.
더구나 써 놓고 읽어 보면 '그래서 어쩌란 말이냐?'는 질문이 나올 법한
내가 정말 싫어하는 투의 글이 되어 있으니 더욱 그렇다.
'기발하다'라는 평가를 듣고 싶지만 그것도 웃기는 발상이고,

쯧쯧

그래도 한 걸을 한 걸음 나아가다 보면 뭔가 시야가 생길 것이라 여기며
잘 보이지 않는 저 만치로 생각의 뭉치들을 던져 본다.
언젠가 예기치 않을 때, 나에게 진실로 필요한 어느 때 문득 곁에 있음을 깨닫게 될지도 모르니까.

 

가능성의 하나님

출4:13-17

13 모세가 이르되 오 주여 보낼 만한 자를 보내소서

14 여호와께서 모세를 향하여 노하여 이르시되 레위 사람 네 형 아론이 있지 아니하냐 그가 말 잘 하는 것을 내가 아노라 그가 너를 만나러 나오나니 그가 너를 볼 때에 그의 마음에 기쁨이 있을 것이라

15 너는 그에게 말하고 그의 입에 할 말을 주라 내가 네 입과 그의 입에 함께 있어서 너희들이 행할 일을 가르치리라

16 그가 너를 대신하여 백성에게 말할 것이니 그는 네 입을 대신할 것이요 너는 그에게 하나님 같이 되리라

17 너는 이 지팡이를 손에 잡고 이것으로 이적을 행할지니라


모세는 자신을 히브리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왕자의 신분임에도 히브리인 동족을 돕기 위해 애굽 사람을 죽이는 일까지 서슴지 않았다.

우발적인 사건이었다고 하더라도 모세의 의식 속에는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며,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계산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일이 자신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자 도망했고, 광야에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살았다.

그가 확실히 아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자신은 혼자라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양을 치며 여생을 보내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에게 하나님이 나타나 실로 상상할 수 없는 일을 맡기고 계시니

놀라고, 거절하는 것이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그의 거부의 주된 이유는 ‘나’에 집중되어 있었다.

나를 믿지 않을 것이다. 내 말을 듣지 않을 것이다. 나는 말을 못한다.

이미 자신의 능력으로 뭔가를 해 보려했던 일이 실패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데다

지금은 자신이 자신 안에 의지할 어떤 부분도 갖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 것이다.


사람들의 자신에 대한 오해 중 하나는

자신을 자기가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정말 자기를 잘 알까?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잘 통제하며 최선의 선택을 하고 있는가?

전혀 그렇지 않은 듯하다. 잘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크게 오해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을 조절하지도, 최선의 대안으로 나아가지도 못하는 것이 사람들이다.

어쩌면 하나님께서 우리들을 가장 잘 아신다는 것까지 모른 척 하며,

내버려 두라고 큰 소리를 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조금 더 생각해 보면 우리는 하나님과의 관계 안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존재들이다.

그러므로 하나님과 만남의 시간만을 가질 수 있다면... No Problem!

하나님과 함께 할 때 다시 일어 설 수 있고, 나아 갈 수 있고, 말 할 수 있고,

인내 할 수 있고, 사랑할 수 있고...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존재가 될 수 있다.


마찬가지로 하나님은 모세에게 그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로 설득하신다.

그가 기대어 살아왔던 지팡이가 변하여 뱀이 되고,

지팡이를 잡았던 손에 문둥병이 발하고 고쳐지는 기적을 보여 주신 것이다.

하나님께서 모세의 곁에 계시다는 뜻이고, 함께 할 것이라는 강한 메시지였다.

그럼에도 패배주의에 빠져 저항하는 모세는 하나님께서 화를 내시면서 까지 강권하실 때 비로소 일어선다.

40년 전에는 자신이 뭔가를 해 보려고 했었다면, 이제는 철저히 자신 없음을 경험하고 난 후

자신과 함께하시는 하나님의 존재의 힘으로 일어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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