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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아들이 길을 가고 있었다.
아들에게 뭔가를 가르쳐 주고 싶었던 아빠는 길가에 자라고 있는 버섯을 발견했다.
이 때다 싶어서 아빠는 가지고 있는 막대기로 버섯을 가리키며 아들의 주의를 끌고 말했다.
"이 거 잘 봐봐. 독버섯이야. 먹을 수 없는 버섯이란다."

순식간에 독버섯이라는 말을 듣게 된 작은 버섯을 힘이 쭉 빠졌고,
정신을 못 차리고 쓰러질 지경이었다.
옆에 있던 친구 버섯이 그 버섯을 부축하곤 어쩔 줄 몰라 하면서
그 버섯을 위로하기 시작한다.
"아니야. 넌 독버섯이 아니야. 넌 버섯일 뿐이야."
그러나 이미 버섯은 삶에 대한 소망을 모두 잃어버리고 말았다.
자신이 독버섯이라는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옆에서 위로하는 어떤 말도 들리지 않았던 것이다.
친구 버섯은 마지막으로 한 마디 말을 던진다.
"그건 사람들이 하는 얘기일 뿐이야!"라고.

대학 새내기들을 위한 신영복 교수님의 강연 중 들은 우화


그렇다.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일 뿐이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것일 뿐 나와는 상관이 없다. 왜냐면 난 나니까.
그들의 평가로 내가 나일 수 있는 것이 아닌, 이미 나로서 나인 것이다.
난 그들이 세워놓은 기준에 합당 하냐 그렇지 않느냐로 평가 받을 대상이 아니다.
작은 버섯은 사람들이 세워놓은 식탁의 논리로 '독버섯'이 되었고, 쓸모없는 존재가 되어 버렸다.
하지만 그것은 '사람들의 얘기일 뿐'이다.
하나님께서 우리들의 존재 그 자체로 기뻐하신다는 것을 기억할 수 있으면 좋겠다.
어떤 기준에 부합하느냐, 어느 수준에 이르렀느냐가 우리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이 아니다.
"그건 사람들이 하는 얘기일 뿐이다."

다른 사람의 눈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집중하며 시간을 허비하고, 자신을 혹사시키고 있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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