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의 어느 큰 시장 그늘진 한구석에 포타-라모라는 나이든 인디언이 있었다.
그는 자기 앞에 20줄의 양파를 매달아 놓고 있었다.
시카고에서 온 어떤 미국 사람이 다가와서 물었다.
“양파 한 줄에 얼마요?”
“10센트입니다.”
“두 줄은 얼마요?”
“20센트입니다.”
“세 줄에는 얼마요?”
“30센트.”
“세 줄을 사도 깎아 주지 않는군요. 세 줄을 25센트에 주실래요?”
“안 됩니다.”
“그럼, 스무 줄 전부는 얼마에 파시겠습니까?”
“나는 스무 줄 전부를 팔지는 않습니다.”
“안 판다니요? 당신은 여기에 양파를 팔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닙니까?”
“아닙니다. 나는 내 삶을 살려고 여기에 있습니다. 나는 이 시장을 사랑합니다. 나는 수많은 사람들과 서라피(멕시코나 중남미에서 어깨걸이나 무릎덮개 등에 쓰는 색깔이 화려한 모포)를 좋아합니다. 나는 햇빛과 바람에 흔들리는 종려나무를 사랑합니다. 나는 페드로와 루이스가 와서 ‘부에노스 디아스’라고 인사하고 담배를 태우며 자기 아이들이나 곡물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나는 친구들을 만나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런 것들이 내 삶입니다. 그것을 위해 나는 종일 여기 앉아서 스무 줄의 양파를 팝니다. 그러나 내가 내 모든 양파를 한 손님에게 다 팔아 버린다면, 나의 하루는 그것으로 끝이 납니다. 그럼, 나는 내 사랑하는 것들을 잃게 되지요. 그러니 그런 일은 안 할 것입니다.”

『동물기』시튼

삯을 위해 일하지 않을 것이며, 나의 삶을 위해 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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