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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과 함께 배를 타고 갈릴리 바다를 건너던 제자들.
바람이 불고 높은 파도가 치며 풍랑이 일자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그리고 나름대로 풍랑을 해쳐나가기 위해 노력했다.
그들은 결국 주무시고 계신 예수님을 깨워 살려달라고 부탁을 드리는 마지막 선택을 했다.
다음 순간 그 험악했던 바다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잔잔해 졌다.
그런데 이 가운데 예수님은 ‘어찌하여 두려워하느냐 믿음이 작은 자들아!’라는 책망의 말씀을 하셨다.

아무튼 이 이야기를 두고 제자들이 간구하여 풍랑이 잔잔케 된 것처럼
간절히 기도하면 문제들이 해결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종종 들었던 것 같다.
맞는 해석이라고 볼 수 있다.
인생이라는 것이 바다를 항해하는 것과 같고,
때때로 풍랑이 일어 고생을 하지만 나와 함께 하시는 주님께 구함으로 해결함을 받을 수 있다는...

그런데 좀 더 생각해 보면 몇 가지 질문이 가능하다.
예수님이 타고 계신 배가 과연 가라앉았을까?
제자들이 예수님을 깨워서 간청했기 때문에 풍랑이 잔잔해 지고 그들이 살아난 것인가?
예수님은 살려달라고 불렀던 제자들을 칭찬하시기는커녕 책망하셨다.
분명히 예수님께서는 기적 같은 일을 하시면서 그것이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신 것이다.
예수님께서 풍랑을 명하여 잠잠하게 하는 일은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일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제자들의 바른 자세는 예수님이 함께 하신다는 것을 인식하고
그 시간을 견뎌 냈어야 하는 것이다.

풍랑은 잔잔해지지 말았어야 했다.

나의 삶에도 작든 크든 풍랑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이 멈추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않는다.
그것이 너무도 자연스러운 것이고,
주님께서 나와 함께하신다면 잠잠해지는 기적이 없더라도
배가 침몰해 빠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풍랑은 잔잔해지지 말았어야 했다.

2005.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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