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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에 ‘가계에 흐르는 저주를 끊어야 산다’라는 책이 그리스도인들에게 주목을 끌었던 때가 있었다.
내용을 살펴보지는 않았지만 설득력이 있는 것 같으면서도 뭔가 의구심이 드는 제목이라고 생각했었다.
그 후에 ‘저주’라는 표현에 대해 과연 성경적인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책이 나왔던 것으로도 기억한다.

과연 가계에 저주가 흐르고 있을까?
어쩌면 우리는 이미 첫 사람들로 인한 저주가 아닌 심판으로 이 땅에서 갖은 고통을 받으며 살고 있지 않은가.
그 문제에 대한 논의는 차치하고, 저주까지는 아니지만 뭔가 있다는 생각은 드는 것이 사실이다.
분명 부모 세대를 통해 자녀 세대로 전해지는 뭔가가 있다.

그 뭔가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보았는데 결론은 세계관에 있었다.
부모가 가진 세계관이 자녀에게 고스란히 전해져 영향을 주는 것 같다.
세계관이라고 하니까 좀 거리감이 느껴지는데, 어쩌면 세상에 대한 태도라고 할 수 있겠다.
부모의 부정적인 태도, 원망하는 태도 등은 자녀들의 마음에 뿌려져 싹을 틔운다.
한국적으로 표현하면 부모의 한이 자녀에게 전해진다고 할 수도 있겠다.
유전적으로 전해진다고 하는 연구도 있다고 하지만
꼭 유전자에 뭐가 있다고 보지 않더라도
우리는 부모와 자녀의 관계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알고 있다.
부정적인 세계관을 가진 부모에게서 자란 자녀는 당연히 부정적 세계관을 가질 수밖에 없다.
반면 긍정적이고 평화로운 세계관을 가진 부모에게서 자란 자녀는 또 그런 세계관을 갖게 될 수밖에 없다.
조급하고, 인내심이 적고, 공격적이고, 자기중심적으로 행동하는 것들이 대개 그런 연유를 가진다.

그래서 만약 끊어야 할 것이 있다면 저주가 아니라 부모로부터의 이어지는 정서적 끈이다.
부모의 세계관을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새로운 세계관의 지평을 넓혀 가야한다.
그래야 자신뿐만 아니라 이후 세대가 세계를 긍정적으로 보게 될 것이다.
이 과제는 현재 부모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본인에게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변화의 시작점은 바로 내가 온전한 자리를 찾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남편으로, 아버지로, 아내로, 엄마로서의 바른 자리를 고민하고 찾아 가야 한다.
사실 자녀들에게 부정적 세계관이 이어지는 주된 원인은 부모 세대의 불화, 즉 역기능적 가정사로부터 기인한다.

그런데 만약 저주나 심지어 귀신에 의해 가계에 악한 기운이 이어진다고 한다면
또다시 자신이 아닌 제 3의 누군가에게 책임을 전가하게 된다.
그리곤 저주를 유발한 누군가를 원망하거나, 귀신을 축출하기 위한 특별한 모임들에 시간을 들이게 될 것이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면 정작 자신의 가정은 또다시 갈등 투성이가 되어 버릴 것이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남 탓하는 모습은 없어져야 한다.
문제의 핵심이 바로 자신이라는 것을 깨닫고,
오늘 나의 바른 위치를 찾는 데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가장 최우선이요 최선이다.


2006.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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