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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 들어서면서 두 분이 별세하셨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한 분은 대학 동기의 어머님이셨고, 다른 한 분은 예전에 있던 교회 선생님의 아버님이셨다.
친구의 어머님은 뵌 지 오래 되었지만 연세가 많지 않으시다는 것을 알기에 놀랐고,
선생님의 아버님은 지난주에 잠시 교회에 들렀을 때 먼발치에서 뵈었는데 별세하셨다고 해서 놀랐다.
그 때는 예전에 뵈었던 모습 그대로였는데 그렇게 갑자기 가실 수 있는가 싶었다.
그러니 가족들이야 얼마나 놀라고 슬픔이 클까.
문상을 가서 알았지만 친구 어머니도 갑자기 별세하신 것이란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을 당한 친구는 여전히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그래,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 중에 죽음을 예상하고 준비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리고 그의 가족들 역시 말이다.

죽음은 언제나 예고 없이 찾아온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은 죽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심지어 병을 앓고 있으면서도 죽음보다는 삶을 더 그린다.
그래서 사람들은 삶을 정리하는데 있어서 미숙하다.
마치 영원히 살기라고 할 듯 이런 저런 감정들을 쌓아 놓고 산다.
죽음이 이르렀을 때 죽음에게, 남아 있는 자들에게 할 말도 미처 준비하지 못한 채.
예외적인 경우도 있겠지만...

그래서 내가 오늘 살아 있기 때문에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를 중심으로 돌고 있는 세상이 내가 없어도 전혀 이상 없이 움직일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하고,
그러하기에 나에게 주어진 하루하루의 귀함을 알고
그 시간들을 소중하게 기억 속에 남겨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죽음을 준비하는 삶일 것이다.

지금 나에게 주어진 시간에 끝을 생각할 수 있다면 함부로 살진 않을 것이다.
이름 하여 ‘인생의 끝에 서서 오늘을 사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예기치 않은 죽음, 급작스런 생의 마감은 없다.
이미 다 준비가 되어 있었으니까.
관계적 측면은 말할 것도 없고, 물질 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감정적 부분과 영적인 부분까지도.

자 이제 만나는 사람에게 마지막으로 만나는 것처럼 정성을 다하고
내일이 없는 사람처럼 오늘을 소중히 여기며 성실히 살아야 한다.
그렇게 한다면 누구도 소홀히 대할 수 없고, 일 분 일 초도 그냥 흘려보낼 수 없다.

2006.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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