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살리/돌소리
눈 치우기
dolsori
2006. 10. 26. 21:08
어제 낮에 눈이 많이 내려서 집에 못 올 뻔했는데, 객기를 부려서 한 번 가보자 싶어 조심스럽게 엉금엉금(그래도 40-50킬로는 달림) 달려서 집에 왔다. 생각보다 눈이 많이 내리지 않은 것일 수도 있지만 눈이 내릴 때 기온이 낮아서 녹지 않고 그냥 눌리거나 날려서 길에 쌓인 것이 적었던 것 같다. 아무튼 평소보다 40여분 더 걸려서 무사히 도착했다.
아침에 이불 속에서 꿈지럭 거리면서 눈을 생각했다. 쓸어야 하는데... 어머니도 안 계시니 나보다 먼저 서두를 사람도 없기에 좀 더 늑장을 부리다가 늦은 오전에 싸리비를 들고 마당과 진입로에 쌓인 눈을 치웠다.
사실 눈이 하얗게 내린 것을 보면 쓸어버리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냥 두면 안 될까’하는 생각을 해 보지만, 대답은 ‘아니오’이다. 그냥 두면 녹게 되고 또 기온이 내려가면 얼고, 이런 일을 반복하다보면 도로는 빙판이 되고, 흙으로 된 마당은 진창이 되기 십상이다. 그래서 그 때 그 때 눈을 치우는 것이 지혜다.
눈이나 낙엽이 쌓인 마당을 빗자루로 쓸고 있으면 왠지 기분이 좋다. 마치 내 마음을 쓸고 있는 듯하다. 정신없이 어지럽혀진 머릿속이 깔끔하게 정돈이 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 기분 좋다! |
2005.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