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살리/돌소리
좋아하는 데 이유는 없다.
dolsori
2009. 5. 26. 15:02
좋아하는 데에 이유는 없는 것 같다.
이런저런 이유를 붙이기 시작하면 그 것은 진짜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좋은 건 그냥 좋은 거다.
난 노무현이라는 사람이 좋았다.
좋다는 데 무슨 이유가 있을까?
물론 그의 모든 면이 마음에 들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건 그 사람을 좋아하는 것과는 상관이 없다.
이라크 파병을 하지 말라고 시위도 해봤고,
반대로 그를 탄핵한 사람들을 향한 촛불시위에도 참여했었다.
또 한미FTA를 진행할 때는 그를 욕하기도 했다.
그가 봉하마을로 내려갔을 때 꼭 가서 얼굴 한 번 보고 싶었다.
한 번은 그가 밥 먹고 갔다는 식당에서 밥 먹고 뿌듯해 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의 흑백사진을 내 블로그의 이미지에 넣게 될 줄이야.
검찰이 적당히 했더라면,
퇴임 후 조금만 인기가 없으셨더라도,
돈을 받으시지 않으셨다면(누가 받았던),
검찰과 사이가 좋으셨다면,
대통령이 되지 않으셨더라면...
역사에 만약은 없는 것이겠지만
하도 답답해 만약을 되뇌어 본다.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이 아니겠는가?"
그의 말처럼 대수롭지 않은 일로 넘기고 싶지만,
도저히 그럴 수 없어서 며칠째 한숨지으며 안절부절 못하고 서성이고 있다.